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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23-12-25 01:47 조회 213회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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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사 해마다 봄이면 계룡산 박정자부터 동학사 입구에 이르기까지 벚꽃이 만발하여 상춘객과 그들을 맞는 상인들로 북새통을 이루며 공주의 봄은 시작 된다. 바람불어 꽃잎 지고, 비가내려 다시지고... 흐드러진 벗꽃 잎이 ‘하르르...' 떨어져 벚나무에 잎이 돋으면, 상춘객 행렬도 어느새 잦아든다. 이 즈음 공주 어느 곳인가에 봄은 또다시 시작되니 마곡사(麻谷寺)의 봄이다. '춘마곡추갑사(春麻谷秋甲寺)'라. 예부터 이곳의 봄은 유명세를 탄듯한데 마곡사는 봄의 정취가 그야말로 ‘물씬' 묻어나는 곳이다. 이곳에는 벗꽃과 백목련이 경내 여기저기 산재하여 있기는 하지만 군락을 이룰 정도는 아니다. 그러므로 봄꽃이 있어 ‘春麻谷'이라는 유명세를 얻은 것은 아닐 것이며 그 유명세를 있게 한 것은 태화산 어디쯤부터 시작 되었을 물줄기가 마곡사 중심부를 휘돌아 흐르니 물길이 넓고 그 물의 양도 많은 편이어서 가히 시내라 할만한데 이름하여 희지천이다. ‘春麻谷秋甲寺' 그 유명세의 비밀은 이 희지천에 있으니 상큼한 봄날 그곳에 가면 꽃만말고 희지천과 함께하라. 매표소를 지나니 주차장에서부터 이곳까지, 멀찌감치 있던 희지천이 지척으로 다가온다. 시냇물이 크고작은 돌틈사이를 비짚고 흐르니 ‘졸졸졸' 물소리마져 그윽하다. 물가에 파릇이 돋아나는 풀잎과 돌틈사이로 점점이 피어나는 이름 모를 꽃, 냇가에 서있는 벗나무의 만발한 벚꽃은 바람을 맞아 눈처럼 휘날리어 냇물따라 흐르고 있다. 마곡사를 향하는 걸음이 산모퉁이를 돌아갈 즈음부터 상춘객을 반기는 이 봄의 정취는 마곡사의 고요한 봄날을 만들고 있다. 시냇물따라 난 굽이친 길을 따라가니 저만치 목련과 벚꽃이 만발한데 그 사이로 해탈문과 천왕문, 극락교가 눈에 잡힌다. 익살스러운 금강역사와 해끔한 모습의 마주보고 있는 두 동자상이 있는 해탈문을 지나 천왕문에 이르니 당당한 풍체를 지닌 사천왕이 동서남북으로 자리하고 계시는데 보관이 천정에 이를 정도로 그 크기가 여느 절집에 비할만하다. 천왕문은 해탈문과 그 넓이와 높이는 같으나 좀 복잡한 풍경이다. 각1배 하는 사람, 무심히 지나는 사람, 걸음을 멈추고 관심있게 올려다 보는 사람, 그 틈에서 아기를 뒤에서 안고 아기의 손을 모아 사천왕께 인사하는 법을 알려주는 아기엄마와 아기 등... 분주한 천왕문의 풍경이다. 천왕문을 지나 경내로 향하니 희지천은 어느새 속인의 마음을 씻기우는 거룩한 의미로 다가와 극락교를 만들어 놓았다. 깊은 산속 아늑한 터에 자리잡은 고즈넉한 절집 마곡사. 천년고찰이니 고색창연(古色蒼然)까지 곁들여진 아름다운 곳이란 느낌은 극락교를 건너며 극명해 진다. 극락교를 지나 너른 마당에 이르니 마당 한가운데 서있는 라마교 풍의 특이한 오층석탑 그 뒤로 대광보전, 대웅보전 등이 차례로 배치되어 있는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오층석탑은 특히 축조 형식에 있어 남달라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청동제의 복발로 장식된 상륜부를 가진 특이한 양식의 석탑을 한바퀴 돌아보고 대광보전의 처마로 시선이 이르니 화려한 공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화승도량(畵僧道場)임을 증명하듯 풍부한 불화로 장엄된 대광보전은 불상의 배치가 부석사 무량수전과 같으며, 그 안에 모셔진 비로자나불의 숭엄한 모습과 후불벽화로 그려진 바닥에서 천정에 이르는 ‘백의수월관음도(白衣水月觀音圖)' 또한 거작이다. 또 이곳에는 않은뱅이 전설이 있는데 그 옛날 않은뱅이 하나가 이곳에 와서 ‘참나무로 정성을 다해 자리를 짜 드리겠으니 다리를 낫게 해주십시오' 하며 비로자나 부처님께 백일기도를 드리기 시작했다 한다. 기도를 드리며 참나무껍질로 정성스레 자리를 짜다보니 마침내 백일이 되었고 그날 않은뱅이는 자리짜기를 완성 했으며 마침내 걸어나갔다는 대광보전 바닥에 깔려 있는 샅자리에 대한 전설 이다. 그 외 이 대광보전은 편액부터 공포, 인물도, 행렬도 탱화 등 볼 것도 다양하여, 가히 마곡사의 백미라 할만 하다. 대광보전 오른쪽에 대웅보전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오르다 보면 조선중기 목조건물인 중층의 대웅보전이 다가오는데, 우러르는 시선에 하늘 높이 치솟은 중층의 팔작지붕 모서리가 층층히 보이며 다포계 팔작지붕의 우람함이 한눈에 느껴져 주불전의 위엄을 느끼게 한다. 이곳에는 세분의 부처님과 후불탱화가 있는데 내부에 네 개의 기둥은 속신(俗信)을 간직하고 있다. 기둥을 얼싸안고 한바퀴 돌면 수명이 6년 연장된다는 것이 그것이다. 그 외 대광보전을 바라보는 방향에서 좌측으로 근사한 소나무정원을 가진 응진전이 있고, 우측으로 종루와 심검당, 고방, 요사 등의 근사한 당우들이 마곡사 북원의 너른터에 오밀조밀 모여 있다. 다시 극락교를 건너 남원으로 가면 선방인 매화당을 사이에 두고 명부전과 영산전이 있으며 그 위로 자장, 보조, 범일 등 3분의 국사 진영을 모신 국사당 이 있다. 세조(世祖:1417∼1468)가 잠시 이곳에 잠시 머물렀던 일화가 전해지는데 생육신의 하나인 매월당 김시습(梅月堂 金時習)이 이곳에 은거하였으니 그를 만나고자 행차한 길이었다. 그러나 김시습은 세조가 자신을 만나러 온다는 소식을 듣고 마곡사를 떠났으며 세조는 ‘김시습이 나를 버리고 떠났으니 연을 타고 갈 수 없다' 하여 소를타고 떠났다 한다. 지금도 이곳에는 세조의 흔적이 남아 있는데, 세조의 친필인 영산전의 판액과 세조가 올때 타고 온 세조대왕연(世祖大王輦)이 그것이다. 그리고 오층석탑 앞에 향나무 한그루가 서 있다. 이 나무는 김구선생이 명성황후 시해범을 처단 한 후 이곳에서 은거하여 지낸적이 있는데 해방 후 다시 찿아와 은거하던 시절을 회상하며 심은 나무라 한다. 이처럼 마곡사는 역사적인물 세사람과 인연이 있는 절이기도 하다. 공주에서 마곡사까지 가는 길은 3가지 길이 있다. 첫 번째 가장 빠른 길은 사곡면을 지나 마곡사로 가는 길로 공주가 출발지라면 대다수의 여행객이 이용하는 코스이다. 두 번째 길은 가을에 가면 좋은 코스로 밤(栗)의 고장 정안면 사람들의 푸근한 정서가 담겨 있는 허수아비가 정안에서 마곡사로 가는 길가에 전시되 있어 가을들녘 각양각색의 허수아비를 볼 수 있는 길이다. 세 번째, 가장 멀리 돌아가는 길인데, 한때 대규모 직물 생산단지로 이름을 날렸던 유구읍을 통해서 가는 길이다. 이 코스는 사곡면의 심산유곡을 여실히 보여주는데, 여름에 이용한다면 구불 구불 고갯길과 함께심산 유곡의 녹음을 만끽 할 수 있는 곳이다. 태화산 자락의 마곡사는 예로부터 십승지(十勝地)로 알려져 있다. 마곡사가 위치한 사곡면은 공주시의 북서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북쪽으로 태화산, 동쪽에 무성산, 서쪽에 철승산 등 높은 산이 사방을 둘러 싸고 있는 지형이다. 천년고찰 마곡사는 이 사곡면에 있는 산들중 태화산 남쪽 자락에 자리하고 있으며 이곳은 예로부터 전란을 피할 수 있는 십승지로 『택리지(擇里志)』나 『정감록(鄭鑑錄)』과 같은 지리서에 기록되 있고 실제로 임진왜란이나 육이오의 피해를 입지 않았다. 또한 가벼운 산행 후 절집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태화산의 울창한 수풀림은 자연휴양림으로 마곡사 입구에서부터 이어져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며 가벼운 등산과 함께 천년고찰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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