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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23-12-07 21:42 조회 188회 0건
본문
Ⅰ: 화두하는 법*
① 화두는 반드시 선지식의 지도를 받아서 하라.
큰스님 : 화두 안 배운 사람 없지? 그 전엔 안 배운 사람 더러 있었거든.
안 배운 사람은 반드시 화두를 배워서 참선을 해야되지.
화두는 다른 것하고 달라서 우리 공부하는 수좌들의 생명이지. 생명인데,
참선하는 사람을, 여러 수 백 명이 아니라, 참 많이 봤는데,
그 중에 어떤 사람이 있느냐 하면, 배우지도 않고 자기 마음대로 뭘 갖다가
화두로 만들어 하는 사람이 더러 있어.
책을 보다가 무슨 의심이 났다든지,
그렇지 않으면 자기가 무슨 생각을 해서 만들어.
이런 식으로 하는 사람이 더러 있는데,
화두라는 것은 반드시 배워서 해야 되지, 책을 보고한다든지,
뭘 보고 생각해서 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자기 마음대로 해서는
절대로 안되는 거야.
혹 상식이 좀 있는 사람들이 (책 같은 걸) 보고서 제일 마음에 드는 걸로
(화두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떤 때는 잘 안된단 말이여.
어떤 사람은 보면 하다가 병이 나는 수가 있단 말이여.
그러니 화두하다가 병이 나고 고민이 생기고 하는 것이,
배우지 않고 아무 지도없이 자기 마음대로 하기 때문이다 이 말이여.
‘나는 아무 것도 안 배워도 자신 있다’고 자기 마음대로 하는 사람은
설사 (화두한지) 몇 해가 됐다 해도 화두를 다시 배워야 되지,
자기 마음대로 뭘 갖다 (화두로 해서 하면) 공부가 안된단 말이여.
오래오래 하다보면 나중에 고장이 나고 이러거든.
어떤 사람은 큰 병이 나는 경우도 더러 있거든.
하지만 결국 모두 내버리고 (새로) 배워서 하면 괜찮단 말이여.
그러니 제일 첫째로 화두는 배워서 해야 되지,
자기 마음대로 선택하면 못쓴다 말이여.
② 본래부터 참구하던 화두를 바꾸지 말라.
그 다음엔 화두를 배웠으면 그 화두를 (바꾸지 말고) 오래도록 그대로
계속해야 될 것 아니야?
이 화두가 좀 안 되는 듯하면 저 화두 배워서 저 화두 좀 해보고...
(하는 식으로) 자꾸 바꾸는 사람이 있단 말이여. 그것도 못쓰는 거야.
화두를 하나 배워서 하다가 보면 잘 안되거든?
또 하나 더 배워서 하면 잘될까 싶어서 (또 다른 걸) 배워서 해본단 말이여.
해보면 처음엔 잘되는 것 같은데 나중에 좀 하다보면 도루묵이여,
안되기 똑같다 그 말이여.
그리고 어떤 사람은 화두를 몇 가지를 배워서는, 이놈 쪼금 해보다 저놈 쪼금
해보다 (그러는데), 그렇게 하면 죽도 안 되고 밥도 안 되고 아무 것도
안 되는 것이여!
그러니까 화두하는 방법이
첫째는 화두를 자기 마음대로 하지 말고 배워서 할 것,
둘째는 하나를 배웠으면 그대로 계속해야 되지,
이리저리 화두를 변경시키지 말라 이거라. 변경시키면 안돼! 그런 사람 흔하거든.
‘아이구 스님, 이걸 해보면 좀 좋을 것 같은데... 이걸 하고 싶은데...
’ ‘그래 해봐라’ (그러면) 얼마 안 가서 ‘내나 마찬가집니다.’ 이러거든.
역시 안 되기는 마찬가지다 그 말이여.
(뿐만 아니라) 그 전에 배워하던 工夫만 혼동되고 말거든.
그렇기 때문에 화두를 이리저리 바꾸지 마라 이거야. 그러면 못써.
③ 공부의 삼단 : 동정일여(動靜一如), 몽중일여(夢中一如), 숙면일여(熟眠一如)
또 화두를 하다가 깨쳤다고 와서 말하는 사람도 여러 수십 명 수백 분을 봤어.
어떤 수좌는 저기 오대산 그 쪽에 토굴을 지어 살다가 한 해 여름에,
그 천리 길을 세 번이나 왔어. 신심이 참 있어 보이니까,
처음에 와서는 공부를 하다가 자기가 깨쳤다고 그러 길래
그건 아무 것도 아니라고 말해줬어.
그래 다시 가서 공부 하다 보니 또 뭔가를 안 것 같아. 아,
이번에는 참말로 바로 깨쳤지 싶어서 또 찾아 왔단 말이여.
그렇게 해서 세 번이나 온 사람을 봤는데, 내가 볼 땐 아무 것도 아니라.
그 사람뿐만 아니라 흔히 보면 공부하다가 깨쳤다고 생각하고 와서 묻는 사람
더러 봤거든, 수 십 명, 수 백 명 봤어.
공부하다가 그냥 (공부에 대해) 의심난다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무슨 지견이 나고 무슨 경계가 나타나면 깨쳤다고 생각하는 그런 사람도,
아무리 내 몸이 고달프고 아파도 꼭 만나 줬거든.
만나 줬는데, 여러 해를 그렇게 해보니까 그 사람들한테 무슨 얘기를 해봐도
소용없어. 처음엔 ‘예, 예’하더라도 (나중엔) 아무도 내 말을 듣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해버려.
그래서 근래 와서는 공부하다가 뭘 깨쳤다는 그런 사람들은 영 안 만나주거든.
그 깨쳤다는 것이 바로만 깨친 것이라면 얼마나 좋노.
바로만 깨치면 말할 것 없는 거라. 중간에 가다가 병난 걸 ‘깨쳤다’ 이러니...
그러니 공부라는 것은, 내가 혼자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종문에 불교근본법칙이 있어. 법칙이 있는데,
한 가지 예를 들어 말하면, 우리가 강당에서 배우는 선요가 있어.
고봉스님 (어록이지), 그 고봉스님이 공부하다가 (자기 생각에) 깨쳤단 말이야.
깨쳤다 생각하고는 설암스님한테 갔는데,
무슨 법문이든지 물어보면 대답을 얼마나 잘하나! 설암스님이 가만히 보니,
저놈이 바로 깨친 게 아니고 공부하다가 병이 난 것인데도
아무리 ‘(깨친 게) 아니다’고 해도 소용없거든.
그 땐 부처님이 아니라고 해도 말 안 들어.
‘내가 옳다’고 생각하고는 안 듣는단 말이여.
그래서 설암스님이 한 3년 (동안은) 그대로 (내버려) 둬버렸어,
말을 안 들으니까. 그래서 (고봉스님은) 한 3년 동안은 자기가 천하제일로
깨친 것 같고 자기 스님보다 나은 것 같단 말이여.
한 3년 지나서 설암스님이 보니 어지간히 그 객기가,
그 병증이 좀 가라앉은 것 같거든. 그래서 오라고 해서 물었어.
‘내가 뭘 물으면 (니가) 대답 못하는 게 뭐 있노?
그러니 지금 무슨 법담을 하려는 게 아니고, 내 그런 걸 물으려는 게 아니라,
니가 실제 깨쳤다고 큰 소리 치는데,
니 공부한 그것이, 보통 밥 먹고 옷 입고 활동하고 다닐 때, 그때,
일간호호시적에, 아무리 (분주하게) 활동하더라도 그대로 일여하냐?’
이렇게 물었거든.
자기가 생각해보니 아무리 그 경계로 설치고 하더라도 자기 공부하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거든. 그대로 일여한거라.
‘그럼 꿈에도 일여하냐?’
가만히 생각해보니 꿈에도 일여하거든, 경계가 없단 말이여.
그래 또 물었어. ‘그러면 잠이 꽉 들어서 꿈도 없을 때, 그 때도 니가 일여하냐?’
하니, 그 땐 캄캄하단 말이야. 그래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랬거든.
중생생활이 어떠하냐면, 일간에 잠 안 잘 때 생활하고,
잠이 들어서 꿈꿀 때 생활하고, 잠이 아주 꽉 들어서 꿈도 없을 때 생활하고,
그 세 가지 생활이 평생 전체 생활이거든.
그런데 설암스님이 물은 것은 ‘그러면 니가 잠이 안 들어서 보통 활동할 때,
아무리 분주하더라도 네 공부가 일여하냐?’
이렇게 물으니까 일여하다 했거든.
‘그럼 더 나아가서 꿈에도 공부가 일여하냐?’ 이렇게 물으니까
꿈에도 일여하다고 했단 말이여.
이건 실지로 하는 소리야. ‘그래 꿈에 일여하다면, 그럼 잠 꽉 들어서는?’
잠이 꽉 들면 꿈도 없단 말이야,
그 때는?하고 물으니, 아이고 그 때는 캄캄하니, 아무 것도 없다 그랬거든.
그러면 그게 바로 깨친 게 아니다 이 말이여.
그래서 ‘니 공부가 바로 깨친 게 아니니까 오늘부터 무조건 다시 발심을 해서
공부가 잠이 꽉 들어서 일여한 거기에서 깨쳐야 되지,
꿈에 일여한 그것 가지고는 안돼! 그거 공부 아니니까 다시 공부해라!’ 그랬어.
그때 (비로소) 미친 기운이,
병난 기운이 많이 가라앉아 설암스님 말을 믿었거든.
그래 또 3년을 죽자고 했어. 죽자고 해 가지고 그 때 가선 바로 깨쳤단 말이여.
잠 꽉 들어서도 일여한 것을 실지 오매일여라 하는 거야.
꿈에 일여한 건 몽중일여라 하고 잠이 꽉 들어서도 일여한 건
숙면일여라 하는 거여.
깨치고 보니까 그때선 몽중일여 들어가고 숙면일여 들어가서 자기가 바로
깨쳤거든. 그래서 설암스님이 인가를 했단 말이여.
그렇게 돼야만 (비로소) 바로 깨친 거여, 언제든지.
(그런데) 요새 깨쳤다는 사람들 보면 말이여, (공부하다가) 뭣이 훤한 것 같고,
(자기가) 부처님보다 나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 석가 그까짓, 똥 덩어리만도 못한 거고 내가 천하제일이다’ 이러거든.
‘그래, 석가가 똥 덩어리만도 못하든 금 덩어리만도 못하든 그런 소리하지
말고, 그런데 니 공부한 것이 보통 생활할 때도 일여하냐?’
하고 물으면, ‘아, 그건 안됩니다.’ 이러거든.
‘아니 그럼 보통 생활할 때도 일여하지 못한 그걸 갖고 부처님보다 낫다는
생각이 드나?’
‘그럼 뭘 갖고 아는데요?’
‘그래 工夫란 것이 동정에 일여해야 되.
동할 때나 정할 때나 일여해야 되고, 몽중에도 일여해야 되고
숙면에도 일여해야 해. 숙면에 일여해도 거기서 깨쳐야 공부지,
바로 깨친 것이지, 그렇지 않으면 병이지 공부가 아니야.’
‘아 그럼 난 큰일 났네. 난 꿈에는 고사하고 일상생활에서도 잘 안됩니다.’
그 천하제일이라는 게 안 된다 이거야.
‘그럼 니 어쩔래?’
‘그럼 스님 말 믿고...’
‘이놈아, 내 말이 아니여! 이건 예전 조사스님도 다 말씀하신 거지.
이 도둑놈아, 내가 뭐 잘났다고 내 법 내세우면 되나?
자고로 어떤 큰스님이든지, 잠 꽉 들어서도 일여한 거기서 깨쳤어야
그게 참으로 바로 깨친 거지 그러기 전엔 절대 깨친 게 아니라고 (말씀하셨어),
부처님도 그렇게 말씀하셨고 조사스님도 다 그렇게 말씀했단 말이여.
(그런데) 잠 꽉 들어서는 고사하고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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